드디어 이 대단한 책을 반년에 걸쳐 다 읽었다. 시작할 때 흥미를 가지고 쉽게 넘어갔는데, 중간에 화성의 궤도가 내 흥미를 앗아갔다. 화성이 원 운동을 하는지 타원 운동을 하는지, 나에게 중요하진 않지만, 과거 위대한 인물들이 이를 중요하게 생각했다. 왜 그런지 생각하다 무슨 법칙을 하나 만들고. 중간에 다른 일을 한다고 아예 읽을 생각이 안났다. 그러다가 요즘 마지막 4장을 다 읽었다.
나는 코스모스를 다른 매채로 먼저 접했다.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코스모스가 흥미 있어, 원작을 나중에 읽었다. 저자인 칼 세이건이 역시 특이한 인물이다. 칼 세이건이 글쓰기에 능한 과학자이다. 코스모스 외 몇 권의 책이 그의 손에서 발행 되었다. 어린 그가 천문학에 관심을 가진 이유가 호기심 이지만, 도서관이 그 호기심을 채워 줬다. 새로운 버전의 코스모스의 호스트가 닐 타이슨이다. 어린 닐 타이슨의 우상이 칼 세이건 이었다. 지금 자신이 과거 롤 모델의 역할을 한다면 얼마나 짜릿할까? 서울 대학교의 홍승수 교수님이 이 책을 한국어로 번역했다. 그 분에 대한 과거 에피소드가 팟 캐스트로 전송되었는데, 내용이 가슴을 울렸다. 인생이 의지와 방향이 중요하고, 필연같은 우연이 그를 도와준다. 나는 다른 방향으로 살고 있다. 그러나 이런 좋은 책을 더 먼저 봤다면, 인생이 달라졌다고 확신한다.
칼 세이건이 글을 다음과 같은 흐름으로 썼다. 인류가 최근 몇 백년간 넒은 우주를 조금씩 탐구하기 시작했다. 인간이 기나긴 시간 진화했고, 최근 우연으로 지능을 가졌다. 몇 백년전 인류가 지구가 세상의 중심으로 인식했으나, 과학적 사고가 이 인식을 틀렸다고 증명했다. 인류가 태향계 내 행성으로 발사체를 보내기 시작했는데, 이는 과학적 사고 때문이다. 발달된 망원경이 별의 탄생과 죽음을 설명해주지만, 생명이 있는 행성을 아직 찾지 못했다. 인류가 외계 문명과의 접촉을 두려워하는데, 이유가 역사의 파괴적인 접촉 때문이다. 그러나 이에 대한 반론은 다음과 같다. 문명이 성간 여행을 하기 위해서는, 자멸의 위기를 잘 넘겨야 한다. 인류가 부족하기 때문에, 과거 파괴적인 행동을 했고, 지금 자멸할지 존속할지 결정을 해야한다. 그러나 외계 문명이 위기를 잘 넘겼기 때문에 우리와는 다르다. 인류 역시 지금의 온실 가스 문제, 핵 무기에 대한 파멸의 위기를 잘 넘겨야 된다.
마지막 문장이 코스모스의 주제이다. 난 과학책을 봤는데, 실은 윤리 책이었다? 인류의 기술이 우주의 역사에 비해서는 미비하지만, 환경에 영향을 주기 시작했다. 세계 2차 대전 중 개발된 핵 무기가 자멸로 이르는 강력한 도구이다. 핵무기를 개발한 과학자들 대다수가 이를 후회하고 있다. 인류가 지금까지의 편협한 시각 대신 코스모스적인 시각을 가져야 하고, 이런 시각이 인류의 번영을 보장한다.
그러나 과거 전쟁이 없었다면, 과학이 지금처럼 발달 했을까? 과거 두번의 세계대전이 과학을 도약시켰다. 또한 세계 최대의 군사강국인 미국이 국방비에 무지막지하게 투자하지만, 기초과학이 가장 발달했다. 과거 개인이 흥미로 하는 연구보다, 지금 국가가 하는 조직적인 연구가 효율적이다. 적에 대한 경쟁심이 이를 가능하게 한다. 핵무기가 상호 확증 파괴를 보장하고, 이런 두려움이 과거와 달리 섣부른 전쟁을 막는다. 경쟁심과 두려움이 적절한 균형이 맞을 경우, 인류의 미래가 보장된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