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bn: 9791160801231
드디어? 다 읽었다. 촉서와 다르게 많은 인용문, 문장이 오서에 기록되어 있다. 사관이 없었던 촉이 문제였다. 읽어보면 참 지겹다. 누가 언제 무엇을 했다로 기록되어 있다. 한 사건이 다른 사건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독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어야 하는데, 정사 삼국지는 그런 배려가 전혀 없다. 연표, 관계도를 그리지 않고 읽어 손권 말기, 오나라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잘 모르겠다. 이름도 다 비슷하다.
정사를 한 번 읽고나니 소설 삼국지 원작자 관중이 아저씨가 참 대단하다 느낀다. 조각조각 흩어진 기록, 배송지의 주석을 기본으로 촉한 정통론 기준을 만들고, 세부 스토리를 만들고 삭제하고 수정했다. 손견이 화웅을 죽였는데, 관우로 대체한 점, 적벽 대전에서 황개가 거짓 항복했고, 제갈량이 화살을 얻어간 개 뻥들 등 수도 없다. 이런 양념으로 600년동안 수많은 독자들을 사실과 허구를 구분할 수 없도록 매료시켰다. 이런 능력으로 세계적 수준 작가로 인정한다.
김원중 교수가 말했듯이 소설 삼국지를 읽고, 의문을 가지고 정사 삼국지를 찾아 읽어야 한다. 이 책에만 집중하면 세세한 사실과 정세를 결정한 사건을 구분할 수 없다. 진수가 너무 간략하게 기록했다. 진수가 인정한 가치도 현재 중요하다 생각하지 않는다. 큰 흐름을 이해하고 소설은 이런데 정사는 이렇다고만 어디가서 말할 정도만 된다면 이 책 가치를 찾았다 본다. 다시 한번 책 번역에 많은 시간을 써 준 김원중 교수에 감사하다.
책 4권을 사 책장에 꽂아 놓았으면 좋겠지만, 굳이 그럴 필요는 없다. 전자책이 돌아다니는 요즘 책을 놓을 공간도 사치다.